대화 b e i n g

그 : '삶'이란 단어는, '살다'라는 동사에서 나온 건데..(중략)
     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말이지, 어려운 일인 것 같다.
나 : 그런데 사람들은 왜 살까요?
그 : 글쎄..왜 왜 살까... 참 어려운 질문을 하는구나.
나 : 죽으면 되는 건데, 왜 살아요? 하하, 어려운 질문이 아니라... 웃기지 않아요?
     진짜 웃길려고 한 말인데.. 죽음을 생각하면 좀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아요?
그 : 아니..무거워지지 않니..
나 : 죽어버리면 되는 건데.. 내가 선택할 수도 있는데...굳이 살잖아요.
그 : 이런 거 보면 또 참 단순해.
나 : ㅋㅋㅋㅋㅋㅋㅋ

그때 왜 이렇게 얘기하고는 내가 깔깔대며 좋아했는지 잘 모르겠다. 그런데 무척 좋았던 건 확실하다. 폐 속에 신선한 공기가 차오르는 것 같았다.

봄향기 e t e r n a l

봄의 향기다. 그 봄의 향기. 아직 추위가 덜 가서 알싸한 따사로움이다. 오랜만에 햇빛이 황홀하고 걷는 게 행복하다. 그래서 걷는 것에 집중한다. 그냥 걷는다.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. 한시간 후면 난 다른 감정으로 다른 생각을 하겠지. 내일이면 오늘을 까먹을 것이고 봄은 가버리고는 언젠가 또 오겠지.

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. 그래서 난 그냥 걷는다. 이 사람이 저 커플이 계속 예뻐보일 때까지만 걸을 거다. 겨울이 오면 그들은 흉하거나 불쌍해보이겠지. 아 가련하다. 나의 변함이. 북받혀서 끄적여야만 한다. 그렇게 미뤄오던 글쓰기를 한낱 봄내음에 눈물을 참지 못하는 사람처럼 순간을 잡으려다 흘려보낸다. 가련하다. 내 열정과 게으름이.

2011년 2월 22일


당신 b e i n g

내가 움직이면, 내가 애쓰면, 내가 손 내밀면
끝까지 쭉 뻗어보면 당신이 있겠지요. 맞지요. 당신은 늘 그때에 나타나곤 했지요.
한동안 당신을 많이 의심해왔네요. 내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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